Phi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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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
[4.0] 돌들이 말할 때까지
2024.12.29

돌들이 말할 때까지 
2024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들과 우정을 나눌 차례가 왔고 아침이 왔다 / 주워온 조약돌 하나를 꺼내어 마주했다 돌이 말을 할 때까지
(돌이 말할 때까지, 김소연)



제주 4.3사건 생존자들에 대한 다큐인데, 이 때 군사재판에 끌려가서 전주형무소에 복역한 민간인들의 재심이 2019년즈음부터 이루어지고 있음. 학살에 대한 증언과 제주도민들의 명예회복에 대한 기록이니 이시국에 한번씩 보는 것을 추천하는 다큐입니다 인터뷰로만 이뤄져있는데 넘 보기 괴로웠음

제주 지역 계엄령이 발동되고 경찰과 군인을 피해서 눈 나리는 추운 겨울에 한라산에 피신해서 움막을 짓고 살았다던가 하는 내용들이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포스터가 무척 좋다... 돌이 눈물을 흘리는 것 같음

제목이 된 원본 시의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들과 우정을 나눌 차례가 왔고 아침이 왔다 / 주운 조약돌 하나를 꺼내어 마주했다 돌이 말을 할 때까지" 하는 구절이 정말 좋음. 이 세상에 속하지 못한, 배경으로 내쳐진 돌들과 우정을 나누고 연대하고 서로 마주보고 이야기할 때.... 지금 시국같고 좋다.
아무도 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주류 사회에서 내쳐진 땅바닥에 널린 돌멩이들에게 관심이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들과 우정을 나눌 차례가 왔고, 새로운 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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