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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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
[5.0] 소셜 딜레마
2020.09.14

소셜 딜레마
The Social Dilemma

SNS와 뉴스 피드 등의 추천 알고리즘이 우리에게 유익하기만 할까? 소셜 미디어가 주는 폐해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검색 엔진과 SNS는 우리가 검색한 것, 팔로우하는 것, 보는 것들의 정보를 수집해서 '나'를 예측한다. 개개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다음에 볼 것을 추천하고 광고를 한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보여지는 것을 보게 되고, 그에 따라 확증 편향이 일어나고 다른 사람들을 나와 같을 거라고 일반화하게 된다는 이야기. 그렇게 사람들은 음모론을 접하고 극단적인 선동에 쉬이 휩쓸리게 되고 가짜 뉴스를 진짜로 받아들인다. 지구평평이를 마냥 놀릴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SNS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광고주에게 팔리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라고 했는데, 꽤나 묵직한 문장이었다. 당연히 세상에 공짜는 없을 테니까....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취향을 분석해서 광고하고, 더 자극적인 컨텐츠를 만들고. 이 무슨 자본주의의 더러운 악순환인지.

이 작품은 SNS를 부정적으로만 묘사하는 것 같지만, 출연진들이 말하듯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기술 발전이 유토피아적 면모와 디스토피아적 면모를 둘 다 갖고 있다고, 즉 기술이란 날카로운 양날의 검이고 사람들과 사회가 이를 다루지 못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술은 발전하는데 사람은 발전하지 못하는 탓이 아닌가....

터미네이터처럼 기술과 인공지능이 인간을 죽이지 않더라도,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것을 넘어 다음 행동을 하게끔 유도하는 방식으로 인간을 조종하고 지배한다는 건 많이 듣기는 했지만 역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지나간다. 매트릭스 안에 있는 걸 모르는 사람은 매트릭스를 벗어날 수도 없다.

이런 다큐를 SNS에서 추천받아 보고 SNS에 리뷰를 올린다는 점은 꽤 아이러니. 나도 SNS중독인지라... 얼마 전부터 알림을 다 끄고 거리감을 두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쉽지 않다.... SNS 피드를 새로고침하는 것이 도박의 일종인 슬롯머신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언제나 느끼지만 나는 정말.... 자제력이 부족한 사람이구나....

ⓒ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