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rr
55%
태양은 가득히
[2.0] 천원돌파 그렌라간
2021.03.27

 

천원돌파 그렌라간

전형적인 남성향 열혈 소년만화. 지인의 영업으로 봤다.
니아 테펠린의 디자인(특수동공+한색 난색 오묘하게 섞인 헤어)은 정말 최고지만.... 메카물을 좋아하지만.... 불편한 점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애초에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처럼 기합과 의지 만능주의 세계관은 나랑 안 맞는다. 기합만으로 해결되는 건 세상에 없으니까. 해결된 걸로 보이겠지만 결국 자신의 정신건강과 수명을 깎아 만들어진 산물일 뿐이다.

카미나의 죽음은 그렇다 치자. 원래 정신적인 충격을 주어서 주인공을 성장시키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즈주 쓰인 수단이다. 그리고 그 정신적인 충격이란 대개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인 경우가 많았다(유독 여성 캐릭터들이 이런 용도로 소비되는 일이 많으니 오죽하면 이를 일컫는 용으로 냉장고 속의 여자라는 표현이 생기겠는가). 마지막화의 대전투에서 사람들이 우수수 죽어가는 건 솔직히 대전투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보여주는 방식이 마치 자살특공, 카미카제를 연상시킨다. 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이란 없다고 말하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목숨을 바쳐 적에게 유효타를 날린다는 발상이. 우리는 모두 앞에서 싸워서 스러져간 사람들의 시체를 밟고 서 있다는 말들은 좋아하지만 희생이 강조될 이유도 없고 이런 식의 희생을 숭고한 것으로 포장할 순 없다. 더 이상 희생되지 않기를 희망해야지 희생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질 수는 없다. 그것은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고 인명을 경시하는 것이다.

하여간 나랑은 안 맞는다. 2점은 내가 니아와 요코를 사랑해서+로봇박이어서 주는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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