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 퍼스트: 내일을 향해 쏴라
Ladies First
양궁 세계랭킹 1위, 이번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개인전 8강에서 안산선수와 맞붙었던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 선수에 대한 다큐멘터리. 40분밖에 안 하는 짧은 러닝타임이라, 경기 시작 전에 후딱 봤다. 마지막에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연습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찡하더라.
올림픽이란 무엇일까...... 다른 데서 상을 모두 휩쓸고 다니고 세계랭킹이 1위여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땄다는 이유로 홀대받는다니 정말 뭘까. 아무래도 가장 인지도 높은 스포츠 경기라 그런 거겠지. 쿠마리 선수는 다른 모든 경기에서는 높은 기량을 보여주었지만 유독 올림픽에서만 메달을 못 땄고 그 때문에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에도 여자 개인전 8강에서 패하는 바람에 노 메달로 마무리했다. 4강이나 결승에서 만났다면 좋았을 텐데! 싶지만 ROC 선수도 이탈리아 선수도 정말 멋진 경기였다. 하긴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중에 메달에 욕심 안 내고 안 간절한 선수가 어디 있겠냐마는.
여튼 다큐멘터리는 인도에 팽배한 여성혐오와 여성 스포츠 선수 지원 미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최근 안산선수가 짧은 머리, 여대생, 세월호 뱃지를 달았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일 것이라며 온갖 테러를 당하지 않았는가. 그게 딱 생각이 났다.
한편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는 세계인의 축제다 보니 난민 출신 선수들이나 각국의 선수들이 정부와 사회의 외압을 고발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는 건 뭉클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스포츠맨십은 동등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동등한 환경에서 승부하는 거니까 본인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이 처한 불합리함을 고발하는 게 와닿을 수밖에 없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