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빈시블
Invincible
인빈시블 디자인 고글이 너무 구림,,,,,,,,,,,,,,,
너무 재밌어서 앉은 자리에서 그냥 하루만에 다 봐버린 만화. 더 보이즈 때도 느꼈지만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는 정말로 고어하고 폭력적인 연출에 거리낌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역시 그런 점이 좋고. 전두엽 녹은 것 같고.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초능력자물 취향이 뭔지 정말 잘 알겠다.
홈랜더: 이거 보기 드물게 미친 선민사상 또라이 슈퍼휴먼이네.
옴니맨: 거울 봐라 드문가.
슈퍼맨 만화를 읽으면서 슈퍼맨은 전쟁 난민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많이 했다. 빌트람이라는 행성에서 찾아온 외계인인 옴니맨도 그런 느낌이려니 했다만...
빌트람인과 지구인 정체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마크 그레이슨의 캐릭터성이 꽤 좋았다. 히어로 활동과 일상(연애, 우정) 간의 간극을 다룬 작품이야 지금은 흔하다. 애니메이션에선 원작과 다르게 어머니가 한국계 미국인이라 마크도 혼혈로 설정되게 되었는데... 굉장히 상징적이지 않는지. 미국을 살아가는 아시아인/백인 혼혈인 동시에 지구에서 살아가는 지구인/빌트람인 혼혈이 자신의 정체성 속에서 갈팡질팡한다.
그리고 슈퍼히어로들의 싸움이 통쾌하게 히어로가 이기고 빌런을 처벌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들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를 남기고 일반인들이 어떻게 그 피해를 온전히 받게 되는지를 이야기한다. 폭력 장면의 수위만큼이나 민간인 사상자의 장면도 굉장히 참혹하게 묘사되어서 좋았다.
마크가 만화책 마니아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우리는 정직이나 공감, 관용, 애국심 같은 말의 의미를 사전에 실린 정의를 통해 배우지 않는다. 그보다는 어린 시절에 동화를 읽으며 또는 그런 말에 깃든 가치들을 상징하고 실천하는 영웅의 모험담을 읽으며 말의 의미를 머릿속에 새긴다.
우리는 윤리강령이나 두꺼운 규정집을 읽으며 도덕적인 의사나 선량한 변호사가 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그 대신 우리는 자신이 흠모하는 이들을 모방하고, 이로써 그들의 삶을 우리 스스로가 선택에 직면했을 때 이정표로 믿고 따르는 이야기로 변화시킨다.
/어딘가 상상도 못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개인적으로 '슈퍼히어로'와 관련해서(뭐...저 책 자체는 그 이야기가 아니긴 했지만) 가장 좋아하는 문장. 빌트람에서 나고 자라 빌트람의 특성을 배웠던 옴니맨과는 다르게 지구에 살며 지구의 히어로를 동경하고, 인간적인 가치를 추구하게 되었으니 아버지와 대립하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