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12.12.: The Day
2023
익히 알지만 와닿진 않았던 어느 역사. 1212 사태에 대한 영화.
아니 영화보고와서 화만냈네 진짜후기
음... 이런영화 힘들어하는것치고 영화관 안 뛰쳐나가고 잘 봤고요 정우성 딕션은 한결같이 별로네요 ㅋㅋ
처음에는 그냥 화만 났지만 뒤로 갈수록 어떤 결말이 날지 아니까 약간 무력감에 휩싸이고 슬펐어요 주인공이(그러니까 관객이 믿는 정의가) 이길 거라는 확신이 없으니까 그게 제일 무서웠음 역사물의 무서운 점은 (대체역사물이 아닌 이상) 내가 결말을 알고 있고 그것이 그대로 흘러간다는 점이니까요
그치만 이런 작품이 필요한건 맞음 왜냐면 우리가 삼일운동을 한 게 정말 독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일운동이라는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그게 한국인들이 점령을 좋아하지 않았으므로 일본의 강점은 옳지 않다<라는 증거가 되었기 때문이고 그래서 우리가 이걸 계속 배우는 거잖아요 1212사태에 역시 그사람들은 쿠데타를 막지 못했지만 저항했던 사람의 증거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거라고요 이는 교과서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리고 여전히 이런 군인이 와장창 나오는 무력대립 작품은 싫은데요 인간 집단인 군인을 인간이 아니라 총알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이 소모재로 인식되고 사람이 아닌 숫자로 인식된다는 점이 무서워서 그런듯
'정치질의 체스말이나 바둑돌 정도로 쓰이는 인간집단'<이라는게 꾸준히 무섭고 내가 체스장기바둑 두는 전략가 캐릭터 싫어하는게 여기서 오는듯 ㄷㄷ
그리고 특히 병졸은 자신의 가치판단이 무의미한 집단이니까
진군하고 회군하고 총질하고 명령을 따르던 사람 대부분은 그냥 명령에 따랐을 뿐이란 게 무섭고요 그게 바로 악의 평범생이라는 개념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