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rr
55%
태양은 가득히
효월의 종언
2024.01.25

클리어 완료. 열흘동안 탈탈 털었다. 크레딧에 The Warrior of Light. [플레이어] 뜨는 게 너무 좋다.
5.0 클리어 후 한 3-4년만에 접속하는데 진짜 조작법 하나도 기억 안 난다. 그래도 소환사 스킬트리 쉬워졌고 해서 다행이지...

홍련에선 시스이 마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비록 홍련을 67 즈음에서 멈추고 스킵했지만.) 칠흑은 이렇다한 게 없었는데... 이번 신규 지역인 라자한이 정말 좋았다. 와! 남아시아풍! 와! 쥬래건! 특히 팔라카 의상은 마음에 들어서 계속 투영하고 입고 다님.

스토리에 대해 말하자면 음... 솔직히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제국군 잔당 나올 때 패전국 특유의 그 메시지가 역겹고...
굳이굳이 라자한에서 야수화하는 사람들 보여줄 때 쓸데없이 자극적으로 묘사한 게 ㅋㅋ 아... 굳이요? 절망해서 야수화가 되었다. 까지는 그래 그럴 수 있지... 근데 절망한 표정 클로즈업해서 길~~게 보여주면서, 아빠 앞에서 살해당하는 어린아이 같은 걸 보여주고. 굳이굳이 그런 걸 보여주는 심리 잘 모르겠는데요.
그리고 칠흑에서부터 계~~속 느낀 거지만 고대인한테 너무 포커싱을 맞추는 거 아닌가. 특히 스토리 내내 에메트셀크한테 왜 그렇게 많은 시간과 정을 할애하는지...
게다가 효월에서 드러난 고대 세계의 고대인들이 야 얘네 뭐야...? 싶을 정도로 이상했다. 아니 뭐야...? 진짜 너무 나이브하잖아...? 고대인의 사고방식이 이해가 안 가서(하지만 이런 인외스러움이 팬덤의 노림수일거같에서 기분나쁨) 오히려 그 상태에서 벗어난 헤르메스가 더 낫다고 여겨지는데, 결국 이도 고대인일 뿐이구나 싶던 게 조물원에서 기억을 지운 부분...
아니 그 기억을 지우는 게 어떻게 종말에 맞서는 일이지? 에멧이나 휘틀 기억을 지우는 것 까지야 그렇겠는데... 본인 기억을 굳...굳이요?

그리고 제국군 관련은 하...
요즘 게임 쪽에서 '네가 스토리 진행하면서 죽여온 존재(적)들도 살아있었다. 너는 그에 아무런 죄책감도 없느냐?' 하면서 플레이어한테 은근히 죄책감 강요하는 스토리가 유행하는 것 같던데, 대충 이 유행이 시기 어림잡아서 언더테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후인 것 같거든? 근데? 언더테일은 선택지가 있는 편이었고, 파격적이었고...
아무튼 이런 메타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만 FF14는 플레이어의 선택지가 스토리 진행에 그렇다하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음... 선택 직후의 반응 정도나 바뀌지... BG3처럼 자유도가 어마무시하게 높은 경우라면 몰라, 애초에 어떤 선택지도 주지 않아놓고 '네 선택으로 고통받은 사람들이 있다' 하면 뭐요? 그건 인간을 소모품으로 쓰는 라이터의 잘못이지 제 잘못이 되나요?
심지어 그 말을 여태까지 다른 사람들 야만족이라고 멸시하던 갈레말 제국 출신 인물들이 하니까 정~~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음. 뭐 니네는 침략 안 했냐? 애초에 에오르제아는 침략에 대해 반격한 거 아냐?

하여튼 호불호를 따지자면 불호인 포인트가 더 많았던 확장팩.
이제 다음 확장팩 나오면 다시 접속한다...



ⓒ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