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콘크리트 유토피아
2024.02.17
콘크리트 유토피아
2023
이딴 걸 아카데미에 출품하다니 제정신임?
초창기 빌드업은 꽤 괜찮고 결론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은지도 알겠다. 거기서 외부인을 멸시하고 쫓아내는 것이 과연 맞았나? 겠지. 하지만 이 얼핏 보면 좋아보이는 메시지가 이 영화에서 아무 메리트도 주지 않는 이유는... (일단 영화가 노잼이지만) 아마 요즈음 나오는 모든 재난 영화의 메시지가 인간의 본성 운운하며 악랄하고 잔혹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단 인류애를 어필하는 쪽이 트렌드라서가 아닐지. 신파로 호도하는 꼬라지가 지긋지긋해서 신물이 난다.
빌드업을 하는 초반까지는 흥미진진했고, 영탁이라는 인물의 빌드업은 꽤나 공들인 느낌이 있지만 거기까지다. 딱 파티 이후로 급격하게 재미가 없어진다. 이 영화에서 살아 있는 인물은 영탁 뿐이다(그나마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반전요소였지만). 명화나 민성 등의 인물들은, 그들이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캐릭터성 없이 극을 위해 끌려다닌다. 캐릭터성을 어필할 수가 없으니까 뻔한 전개에 징그러운 묘사만 반복한다.
명화라는 인물이 답답하다거나 소위 발암 캐릭터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디스토피아물에서 인류애를 이야기하는 인물은 많고, 나는 그런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그런 인물의 '탓'으로 얄팍하게 돌리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짜증이 나고 넌더리가 나고. 애초에 사건이 이어지지도 않는데 명화를 답답하다고 묘사하는 게 더 희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