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잡기 위해
To Kill a Tiger
마을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과 그 피해자의 가족들이 처벌을 위해 싸우는 이야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마을에서 소박한 농부의 딸인 13살 소녀가 납치 후 성폭행을 당하는데, 이를 알게 된 소녀의 가족이 이를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마을에서는 이를 대수롭잖게 여기고, 신고까지 하는 건 마을 망신이라며, 일을 키우지 말고 이미 성관계를 한 김에 성폭행 가해자와 결혼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한다.
당연히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마을 사람들은 이 일을 경찰에 알리고 요란하게 구는 소녀의 가족들을 이해할 수 없어하고 괴롭히기까지 한다.
개인적으로 영화 시작하기 전에 검은 바탕으로 나오는 빼곡한 안내 문구가 좋았다. 영화 내에서 피해자의 얼굴을 공개하면서도 이를 캡쳐하여 영화 외부에 올리지 말라던가 하는 것들이 꽤 섬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를 검색하면 나오는 포스터 중 피해자 소녀가 나오는 포스터들은 전부 얼굴이 안 보이게 뒤돌아 있고 가리고 있는 모습이다.
인도 내 성폭력의 80%가 신고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사건 판례를 통해 성폭력 피해 신고가 확연히 늘었다고 하니 정말 좋은 일. 인도 내 성폭력 실태뿐만 아니라 판사가 이 사건을 심각하게 여기게 하려면 판사에게 줄 뇌물을 준비해야 한다는 등 사회문제적으로 많이 무거운 내용이지만 그래도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준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제목이 왜 'To Kill a Tiger' 일까? 내내 궁금했다가 끝까지 본 뒤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호랑이는 혼자서 못 잡는 동물이기에...
지하철에서 울면서 내림...
인도는 참 다큐멘터리 강국이구나... 영화 시작 전에 보여주는 이런 상냥한 안내문구가 좋다. 상냥하고 상세함.